경찰·보험조사역…'로변' 10명 중 1명 公共서 활약

 

 

로스쿨 변호사 (2) 공공 분야 진출 확대

변호사 출신 경감 특채
20명 중 17명 로스쿨 출신

고용부·외교부 등 진출 다양
서울시 7명·예보 3명 채용

 

예금보험공사에서 조사역으로 일하는 김문정 변호사는 요즘 보험금 정산 관련 실무 작업과 법률 면담 등을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낸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금융 전문 로펌에 입사했던 김 변호사는 지난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률 지식을 쌓고 들어온 덕에 현장 부서에서 실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로펌에서는 연차가 낮아 주로 잡무를 담당했지만 공사로 옮긴 뒤에는 기관 본연의 업무에 보탬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돼 성취감이 크다”며 “실무를 많이 경험할 수 있어 금융 전문 변호사로서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정부·공공기관 등 공공분야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내 변호사뿐 아니라 다양한 공공분야의 일반직으로 들어가 행정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로스쿨협의회에 의하면 올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진출한 공공분야는 고용노동부(지청) 외교부 보건복지부 특허청 한국예탁결제원 예금보험공사 금융위원회 서울시청 남양주시청 인천시청 등으로 다양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3년 사이 로스쿨 출신 3명을 일반직 조사역으로 뽑았으며, 서울시청은 7명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채용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기존에 변호사가 있던 법무과 외에 감사담당관과 민생사법경찰관으로 1명씩을 뽑아 해당 분야의 법적 역량을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법원 등 기존의 재조 분야 대신 경찰 공무원으로 입사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현재 전국 일선 지방경찰청의 법제 송무담당 변호사 16명 중 14명이 로스쿨 출신이다. 지난 6월 변호사 출신 경감 특채에서는 합격자 총 20명 중 17명이 로스쿨을 나왔다. 법제 송무담당 변호사는 경찰이나 경찰 공무원이 당한 소송과 관련해 송무 업무를 담당하며, 변호사 특채로 뽑힌 인력은 수사를 맡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 관련 소송을 일반 직원들이 담당해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며 “법률 지식으로 무장한 인력이 수사 분야에도 많이 배치된 만큼 수사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0월 기준 공기업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분야로 진출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총 175명으로 전체 취업자(1407명)의 12.4%를 차지한 것으로 로스쿨협의회는 집계했다. 같은 기간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공공기관 진출이 전체 취업자(995명) 대비 7.2%(72명)였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로스쿨 출신들이 장기적 안목에서 각 분야 경쟁력에 기여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연태준 인하우스카운슬포럼 회장은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 및 공공 기관의 규제 및 정책 아래서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 법률적 지식을 갖춘 인력이 진출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과도한 규제 및 법률 집행을 방지하고 조직 내부는 물론 기업들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소람/김태호 기자 ram@hankyung.com

 

기사출처 - 한국경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110427711